2009년 7월 8일 수요일

[출제모 카페_김재형] 준비되지 않은 베스트셀러의 함정

서점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위치는

아무래도 베스트셀러와 주목한만한 신간이 차지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베스트셀러 코너에는 종종

무명 또는 신생 출판사의 단행본들이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출판인이라면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신인(?)의 성공적인 등장은

일단 출판사측에서는 기뻐할만한 일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단순히 기뻐할만한 일일까?

 

견문이 좁은탓에 출판사들의 성패 사례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이 없어서

3개의 출판사 예만 들어보기로 한다.

물론 그 출판사를 속속들이 안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본인의 사견과

착각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밝혀둔다.

 

 

A 출판사 : 약 5년전 2권의 IT 관련 단행본을 100만부 이상 판매하여 급부상, 2003년 부도!!

B 출판사 : 2002년~03년 아동서적 시리즈로 대박! 그러나 현재 후속타가 없음.

C 출판사 : 2000년 이전까지 IT분야 출판사의 선두를 다투던....그러나 쇠락하고 있다.

 

 

A 출판사의 경우...

개인적으로 원고를 써준 인연이 있는데다가 집안 어른과 친분이 있어

출판사 설립과 성장 과정을 본의 아니게 봐왔었다.

사장님과 사모님 그리고 직원 한명으로 시작한 출판사였는데...

어느날 갑자기 컴퓨터 입문서와 인터넷 입문서의 성공으로(2년동안 약 100만부 이상)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사옥도 마련하는 등 갑작스레 성공을 했었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었다.

후속으로 출간한 몇종의 서적이 실패하고 대표의 방만한(결과적으로...) 운영,

타업종으로의 무리한 확장 등으로 인해 결국 2년 후에는 결국 부도가 나고 말았다.

결과론적인 말이되겠지만...

처음 2권의 단행본이 성공했을때....

좀 더 보수적인 경영을 했더라면....

우수한 인력을 확보해서 성공동력을 만들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도 그 출판사가 한참 성공가도를 달렸을때 사장님이 나에게 하셨던...

"출판인들은 머리가 없다니깐? 오래한다고 출판의 맥을 짚는건 아니더라구"

라는 말이 더욱 아쉽게만 느껴진다.

 

 

B 출판사...

개인적으로는 잘 모르지만 재작년 후반부터 아동 서적 시리즈로 대박을

이뤄낸 출판사다.

내가 알고 있기로는 그전까지만해도 돈이 많은 출판사이긴 했지만

출간 서적들의 부진으로 출판사 간판을 내리네 마네하는 소문도 있었다고 한다.

(정확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러던 중에 아동서적 시리즈가 대박이 났다.

기획력이 돋보인다기 보다는 시기적으로 너무 기가막히게 맞아떨어져

베스트셀러가 된 경우였다.

그 이후...B 출판사는 법인을 설립하고 멀티미디어 분야로 확장하는 등

외형적으로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가장 기본적인.....후속 출간 서적이 잘 눈어 띄지 않는다.

물론 모든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 수는 없겠지만....

후속 서적에 뭔가 발전된 모습이나 참신한 기획력 등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B 출판사가 어떤 길을 걷는지 주목해서 보고 있다.

 

 

C 출판사...

지금도 활발히 출판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200년 이전의 영광(?)스런 모습은 전혀 아니다.

한때 책 제목의 카피를 고유명사로 만들 정도로 유명한 그리고 비교적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출판사지만....최근에는 주목받을 만한 책을 그리 많이 출간하지 못하고 있다.

IT 분야의 초창기 시절 이 출판사에는 지금도 이름을 대면 알만한 기획자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었다.('대거'까진 아닌가? ^^;;)

그리고 출판사 전직원의 노력과 희생으로 그당시 주목받기 시작한 IT분야 서적을

휩쓸다시피했다.

사견이기는 하지만 그당시 '전문 필자'와 '출판기획자'를 본격적으로 양성한

몇 안되는 IT분야 출판사가 아니었나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출판사 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단행본 출판 이후에

부서간의 대립과 과다한 경쟁심리, 핵심인력들의 독립과 이직 등으로

서서히....경쟁력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까지 최악의 상황은 아니라고 듣고있기는 하지만....

 

IT분야 출판사 중에서는 가장 먼저 필자 양성 시설을 운영했고....

드물게 기획부를 독립 운영했던(그 당시로써는 드문)....

C 출판사는 현재....

영업부에서는 앞으로 무슨 신간이 나올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영업을 하고 있고....

기획자들은 '편집부'소속으로 자신이 만든 책들이 잘 팔리고 있는지 어떤지도

모르는 상태로 그냥....책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잘 기억은 나지않지만 유면한 모 기업의 CEO는....

"성공의 달콤함 보다는 그 뒤에 필연적으로 따라올 그림자가 두렵다."라고

말을 했다고 한다.

 

출판사의 전 인력이 혼연일체가 되어서 만든 베스트셀러는

그 출판사의 미래를 보장해주지만....

준비되지 않은....우연한 기회를 통해 탄생된 베스트셀러는....

어쩌면 독약같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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