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를 시작하려는 분들을 직간접적으로 자주 보는 편입니다만...
상당수의 분들이 출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또는 오너로써의 마인드가 부족한 경우를 많이 봅니다.
어떤 사업이든, 규모가 크거나 작거나....
기업의 리더가 되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월급장이가 감히 이런 말씀을 드릴 자격이 있는지는 의심스럽습니다만....)
돈이 많다고....
히트할만한 서적 아이템 몇가지가 있다고....
소위 '종이에 잉크만 묻어있으면' 팔아먹을 자신이 있다고....
출판사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나름대로 출판사를 시작하시는 분들을 크게 세부류로
정리해봤습니다.
그리고 제가 경험한 범위내에서 각 분류에 해당하는 분들의
개선해야 할 점들을 말씀드릴까 합니다.
1. 실무자 출신(기획자, 편집자, 제작관리자)
일단 책 내용이나 디자인, 제작비용의 최적화 등에는 장점이 있는 분들입니다.
물론 해당분야에 충분한 경험이 있다는 전제하에서 말이죠.
그러나 영업적인 측면은 경시하거나 상당한 시행착오를 겪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그리고 그런 시행착오 기간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무자 출신들이 창업을 할 경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영업력에 대한
대비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책은 독자가 안다"든지 "한방만 제대로 터지면..."
"영업자가 책을 파냐? 독자가 선택하는 것이지..."
등의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성공 확율은 그만큼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네임벨류에 혹해서 외부 영업자를 영입하거나 성과급 등의 방법으로
영업망을 운영하는 등의 단편적인 대비책으로는 곤란합니다.
최소한 2~3년 동안은 직접 필드에서 영업을 배우면서 뛴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제가 아는 모 IT 출판사의 기획자 출신 오너분은 6~7년 전에 창업한 이후 한동안
코피까지 쏟아가면서 영업의 바닥부터 배우는 모습을 봤습니다.
방법이야 출판사 여건이나 분야 등에 따라 고심하셔야 겠지만...
영업에 대한 도전의식과 각오가 없는 실무자(기획자, 편집장 등)의 출판사
창업은 실패할 확율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2. 영업자
영업자 출신인 출판사 오너는 대부분 창업 초기의 위기에는 강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출판 유통이나 영업 등 실제로 수익에 대한 충분한 경험과 대비가 가능하다는데
그 원인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만....
그러나 반대로 출판사의 장기 비전이나 책을 만드는 과정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거나 주먹구구식, 밀어붙이기식인 경우가 아주 흔합니다.
이런 경우 출판사가 갑작스런 대박이 터진다해도 기획력의 부족으로
단발성의 성공 이후에 사라지는 경우가 제법 많습니다.
그리고 기획이나 집필, 디자인 실무에 대한 인식 부족과 영업자 특유의
"하면 된다!" 는 마인드로 인해 실무자가 창의력 발휘를 포기하거나
수동적인 태도로 일관하게 하여 결국 눈에 안보이는 엄청난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책이 인정을 받아 잘 팔리기 보다는 단발적인 성공이나
영업력에 절대 의존한 판매 방식, 단기적인 출판사 운영 게획 등으로
처음의 성장 속도가 급격히 둔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슨 묘안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영업자 출신으로써 기획이나 제작, 디자인 파트와
적극적인 의사교환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영업자들끼리 의사교환하고....
그를 받아들이지 않는 타 부서의 실무자들에 대해서는
"무슨 책을 만들어야 팔리는지를 모른다!" 등의 편견을 가지고
출판사를 운영하는 것은 결국 가장 창의적이어야 할 실무자들을
수동적인 오퍼레이터로 전락시키는 지름길임을 유의해야 합니다.
3. 무경험자
실제로 많은 분들이 출판사 창업이나 저서의 출간이라는 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분들의 대부분은 출판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거나
창업을 하기에는 절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한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런 경우 사실 출판사 창업시 성공율이 대단히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부단한 학습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직,간접적인 경험...
시행착오에 대한 각오, 긴 안목 등이 필요합니다.
경험이 성공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충분한 자금이나 넘치는 의욕만으로 가능한 분야도 아닙니다.
단순히 아는 출판 관계자에게 부탁해서 제작처나 소개받고...
아는 편집 디자이너한테 디자인 부탁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은 곤란합니다.
저도 IT서적 원고 집필을 시작해서...
지금은 본의아니게 기획, 집필, 편집 관리, 필름 검판, 제작관리까지
맡고 있지만....(뭐 제대로 하는건 하나도 없습니다만.... ㅠㅠ )
새로운 출판분야에 도전할때마다
때로는 모멸감도, 좌절도, 하나도 모를때의 막막함도....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바꾸려 노력합니다.
그리고 저 정도의 노력은 아주 최소한의 노력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ps :
이런 글을 쓸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비교적 출판계에 조금 있었던 사람이 느끼는 개인적인 경험담이라고만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저 [책만사]의 회원으로써....
저의 정리되지 않은 경험담일망정 아주 약간의 참고는 되지않을까....하는
뻔뻔한 기대를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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